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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생명을 주는 힘이다. (사순 제5주일 복음 묵상)

2024년 03월 17일 09:53

수도회 조회:41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요한 12,26)

사순 제5주일 (2024.3.17)

며칠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밥을 데우고 아무 생각없이 뜨거워진 밥그릇을 맨손으로 잡는 순간 깜짝 놀라 밥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수돗물에 손을 담갔습니다. 손가락은 살짝 데어서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이 하루 종일 아팠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마트면 손가락을 크게 데일 뻔 했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살리게 하는 힘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손가락이 느낀 고통이 더 크게 다치지 않게 한 것 처럼, 큰 병 때문에 수술을 하게 되어 생기게 된 고통이 다시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처럼, 고통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신비가 온전히 들어나는 곳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라는 그리스인들의 말에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이상한 대답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예수님의 이 말씀 안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정말로 볼 수 있는 곳, 예수님을 정말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그분의 십자가 수난과 고통 그리고 죽음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많은 교우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지만, 신앙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 때마다 그분을 따르는 것을 주저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만 편안하고 행복한 방법으로만 하느님을 믿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고통이 없는 신앙생활, 십자가로 향하지 않는 신앙생활은 영원한 생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믿음 때문에 겪게 되는 고통은 우리를 살리는 은총으로, 예수님을 진정으로 볼수 있는 길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신앙 때문에 겪게 되는 고통은 우리를 예수님과 일치하게 해 줍니다. 믿음을 다른 것과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십자가로 향하지 않습니다. 믿음을 지키기 보다는 언제나 하느님과 상관없는 기쁨을 선택합니다. 바빠서, 놀러가야 해서, 취미 때문에, 미사가 재미가 없어서, 이런 이유들로 마음 안에서부터 하느님을 지우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다른 것과 바꾸지 않는 하루를 보내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지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우리 믿음을 잘 지키며 예수님을 잘 따라가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덕 베드로 신부, 오늘의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