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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지 않는 하루 보내기

2024년 02월 29일 17:51

수도회 조회:60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루카 16,31)

사순 제2주간 목요일 (2024.2.29)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는 윤리적으로 죄나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습니다. 엄밀하게 보자면, 라자로에게도 어떠한 죄를 저지를 것도 없습니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부자는 라자로에게 무관심 했을 뿐이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와 재물로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루카 16,19) 살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내가 기쁘고 행복하게 누린  것 뿐인데, 이런 부자에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바로 지옥의 고통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부자가 지옥에서 고통을 받게 된 진짜 이유는 오늘 복음 후반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하였다.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루카 16,30-31) 이 말씀은 부자와 그의 형제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없어도 얼마든지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루카 16,19)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지옥은 다른 곳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아가는 곳, 하느님이 없어도 내가 소유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여겨지는 곳, 하느님께 도움과 은총을 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내 힘과 능력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다고 여겨지는 곳, 바로 그곳이 지옥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이웃인 라자로도, 또 하느님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내가 소유한 것들만 보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가 하느님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지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 안에서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는 하루, 생명으로 나아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덕 베드로 신부, 오늘의 묵상)